영화철학 총서 제10권 『장르의 융합과 해체』
제9부 요르고스 란티모스 5장 《가여운 것들(Poor Things, 2023)》
⑤ 철학적 종합 연구-《가여운 것들》는 왜 포스트휴먼 시대의 선언문인가





사진 1. 영화 후반부의 벨라. 더 이상 실험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주체로 변화한다.
사진 2. 벨라와 고드윈 백스터. 창조자와 피조물의 관계는 지배에서 독립으로 전환된다.
사진 3.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삽화. 《가여운 것들》는 이 고전적 신화를 전복하는 작품이다.
사진 4. 도나 해러웨이. 포스트휴먼 사유를 대표하는 철학자로,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새롭게 이해하도록 이끈다.
Ⅰ. 질문 요약
《가여운 것들》는 왜 단순한 판타지 영화가 아니라 포스트휴먼 시대의 선언문으로 읽힐 수 있는가?
이 영화는 새로운 생명을 만드는 과학기술을 보여주는 데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무엇으로 인간이 되는가?"
이 질문은 생물학, 철학, 윤리학, 정치학, 젠더 연구를 모두 가로지른다.
Ⅱ. 질문 분해
이번 절에서는 다음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 《가여운 것들》는 『프랑켄슈타인』을 어떻게 전복하는가?
- 포스트휴먼은 인간을 부정하는 개념인가?
- 벨라는 '괴물'인가, '새로운 인간'인가?
- 란티모스는 자유를 어떻게 재정의하는가?
- 제10권의 장르 융합 명제는 이 작품에서 어떻게 완성되는가?
Ⅲ. 『프랑켄슈타인』에서 《가여운 것들》로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은 근대 과학이 창조한 존재가 사회로부터 배제되는 비극을 다룬다.
반면 《가여운 것들》의 벨라는 배제에 머물지 않는다.
그녀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고,
세상을 배우며,
결국 자신의 삶을 설계한다.
| 『프랑켄슈타인』 | 《가여운 것들》 |
| 창조는 비극 | 창조는 가능성 |
| 괴물은 추방된다 | 벨라는 세계를 탐험한다 |
| 창조자는 죄책감을 느낀다 | 창조자는 독립을 허용해야 한다 |
| 인간은 고정된 존재 | 인간은 생성되는 존재 |
란티모스는 '괴물'의 신화를 '생성'의 철학으로 전환한다.
Ⅳ. 니체와 새로운 인간




니체는 인간을 "목적"이 아니라 "다리"라고 표현했다.
즉 인간은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더 나은 존재를 향해 끊임없이 넘어가는 과정이다.
벨라는 바로 이 과정을 구현한다.
기억 없음
↓
경험
↓
선택
↓
자기 창조
↓
새로운 인간
란티모스에게 인간은 본질이 아니라 가능성이다.
Ⅴ. 들뢰즈의 생성과 차이
들뢰즈는 존재를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되는 과정으로 이해했다.
벨라는 매 순간 다른 사람이 된다.
-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
- 새로운 감정을 경험한다.
- 새로운 관계를 만든다.
- 새로운 윤리를 형성한다.
그녀의 정체성은 하나의 중심이 아니라,
수많은 변화의 흐름이다.
이 점에서 《가여운 것들》는 들뢰즈의 '생성(becoming)' 개념을 가장 영화적으로 구현한 작품 가운데 하나다.
Ⅵ. 메를로퐁티와 몸의 철학




메를로퐁티는 몸을 세계와 만나는 방식으로 이해했다.
벨라는 몸을 통해
- 세상을 배우고,
- 관계를 형성하며,
- 자신을 이해한다.
즉,
몸은 정신의 도구가 아니라,
존재가 세계를 열어 가는 통로이다.
Ⅶ. 푸코와 버틀러




푸코는 사회가 몸을 규율한다고 보았다.
버틀러는 젠더가 수행된다고 보았다.
벨라는 이러한 규율을 그대로 내면화하지 않는다.
그녀는 사회가 제시하는 역할을 시험하고,
필요하면 거부하며,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한다.
란티모스는 규범을 단순히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규범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드러낸다.
Ⅷ. 도나 해러웨이와 포스트휴먼





해러웨이에게 포스트휴먼은 인간의 종말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을 둘러싼 경계가 변화하는 시대를 의미한다.
《가여운 것들》에서 벨라는
- 자연과 인공,
- 여성과 남성의 고정된 역할,
- 정신과 몸,
- 과학과 윤리
사이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녀는 인간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을 확장한다.
Ⅸ. 장르 융합의 완성
고딕소설
↓
프랑켄슈타인 신화
↓
SF
↓
성장영화
↓
로드무비
↓
블랙코미디
↓
철학영화
↓
포스트휴먼 영화
란티모스는 단순히 장르를 섞지 않는다.
각 장르는 하나의 철학적 질문을 담당한다.
| 장르 | 질문 |
| 고딕 | 생명은 무엇인가 |
| SF | 인간은 무엇이 될 수 있는가 |
| 성장영화 | 자아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
| 로드무비 | 경험은 인간을 어떻게 바꾸는가 |
| 블랙코미디 | 규범은 왜 우스운가 |
| 철학영화 | 자유와 존재란 무엇인가 |
Ⅹ. 제9부 전체와의 연결
란티모스의 작품들은 각각 독립된 영화가 아니라,
하나의 철학적 계보를 형성한다.
《송곳니》
언어
↓
《더 랍스터》
사랑
↓
《킬링 디어》
윤리
↓
《더 페이버릿》
권력
↓
《가여운 것들》
새로운 인간
이 흐름은 인간을 둘러싼 질서를 한 층씩 해체해 나간다.
- 언어는 현실을 만든다.
- 사랑은 제도가 될 수 있다.
- 윤리는 희생을 요구할 수 있다.
- 권력은 친밀성 속에서 형성된다.
- 인간은 스스로를 다시 만들 수 있다.
Ⅺ. 제10권 핵심 명제와의 연결
제10권의 핵심 명제는 다음과 같다.
장르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해체하고 다른 장르와 융합하면서 새로운 영화언어로 진화한다.
《가여운 것들》는 이 명제를 가장 급진적으로 구현한다.
여기서는 장르의 융합이 단순한 서사 실험을 넘어,
인간 존재 자체를 새롭게 사유하는 철학적 실험으로 확장된다.
장르는 목적이 아니라,
철학을 수행하는 방법이 된다.
Ⅻ. 영화철학적 최종 결론
《가여운 것들》는 "인간 이후(post-human)"를 말하는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인간을 다시 시작하는 영화이다.
란티모스는 벨라를 통해 다음과 같은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한다.
- 인간은 태어나는 존재가 아니라 만들어지는 존재이다.
- 자유는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다.
- 몸은 대상이 아니라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이다.
- 정체성은 본질이 아니라 생성의 과정이다.
- 욕망은 억압의 대상이 아니라 성찰과 책임 속에서 재구성되어야 한다.
이로써 《가여운 것들》는 제10권 『장르의 융합과 해체』에서 장르가 포스트휴먼 존재론으로 진화하는 결정적 사례가 된다.
다음 장 예고
제9부 총결산
요르고스 란티모스 ― 부조리와 권력의 장르 해체
다음 장에서는 제9부 전체를 종합하며 다음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 란티모스 영화세계의 철학적 계보
- 《송곳니》·《더 랍스터》·《킬링 디어》·《더 페이버릿》·《가여운 것들》의 연속성과 차이
- 언어·사랑·윤리·권력·포스트휴먼으로 이어지는 사유의 발전
- 봉준호·드니 빌뇌브·크리스토퍼 놀란과의 비교
- 현대 영화사에서 란티모스가 장르 해체에 기여한 의미
- 제10권 전체의 핵심 명제 속에서 란티모스가 차지하는 위치를 종합적으로 정리한 뒤, **제10부 「조던 필 ― 공포영화와 인종철학」**으로 연구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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