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기억은 누구의 것인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을 누가 기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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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인간과 존재/4. 기억과 망각
제2부. 기억은 누구의 것인가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을 누가 기억하는가앞에서 우리는 기억을 개인의 내부에서 꺼내어 공동체의 영역으로 옮겼습니다.《Solaris》에서는 한 인간의 기억이 죽은 사람을 다시 만들어냈습니다.《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에서는 기억을 삭제해도 인간의 관계 전체가 함께 지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문제가 나타났습니다.《The Leftovers》에서는 하나의 사건을 공동체가 서로 다르게 기억했습니다.그리고 《박하사탕》에서는 한 개인의 생애를 거꾸로 추적하면서 개인의 기억과 시대의 기억이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보았습니다.이제 한 단계 더 내려가야 합니다.기억할 수 있는 사람만 기억하는 것은 아닙니다.죽은 사람은 자신의 기억을 직접 말할 수 없습니..
제2부. 기억은 누구의 것인가 -기억은 정말 '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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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인간과 존재/4. 기억과 망각
제2부. 기억은 누구의 것인가기억은 정말 '내 것'인가제1부에서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따라왔습니다.그리고 그 끝에서 뜻밖의 사실을 만났습니다.나는 단순히 몸도 아니고, 의식도 아니며, 기억의 총합만도 아닙니다. 자아는 몸·의식·기억·언어·관계·타인의 시선이 시간 속에서 서로 연결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그러면 제2부의 첫 질문은 자연스럽게 이것이 됩니다.그렇다면 내가 기억하는 기억은 정말 나의 것인가?우리는 보통 기억을 소유물처럼 말합니다.“내 기억.”“내 어린 시절.”“내가 겪은 일.”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이상해집니다.내가 기억하는 사건에는 다른 사람들이 함께 등장합니다.부모의 기억이 들어옵니다.친구의 기억이 들어옵니다.사진이 들어옵니다.학교의 기록이 들어옵니다.신문의 기록이 들어옵..
제1부. 나는 누구인가 - 기억이 나를 만든다면, 기억을 잃은 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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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인간과 존재/4. 기억과 망각
제1부. 나는 누구인가기억이 나를 만든다면, 기억을 잃은 나는 누구인가앞에서 우리는 얼굴 → 역할 → 타인의 시선 → 몸 → 의식 → 복수의 자아 → 네트워크 속의 자아라는 흐름을 따라왔습니다.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남습니다.나는 오늘의 나를 왜 어제의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몸은 계속 변합니다.생각도 변합니다.감정도 변합니다.사회적 역할도 변합니다.그럼에도 우리는 말합니다.“어제의 나도 나였고, 지금의 나도 나다.”그 연결고리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이 기억입니다.업로드된 기획안에서도 제1부의 다음 질문은 제2부의 「기억은 누구의 것인가」로 이어지며, 개인의 기억에서 역사와 집단기억으로 확장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그러므로 이제 질문은 조금 달라집니다.나는 기억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나인가..
제1부. 나는 누구인가 - 내가 만든 나와 타인이 만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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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인간과 존재/1. 자아와 정체성
제1부. 나는 누구인가. 내가 만든 나와 타인이 만든 나앞에서는 **《Persona》 → 《Perfect Blue》 → 《Ghost in the Shell》**을 따라가며 자아의 경계가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보았다.이번에는 한 단계 더 들어가 보자.처음 질문은나는 누구인가?였지만, 이제 질문은 조금 달라진다.내가 알고 있는 ‘나’는 과연 내가 만든 것인가?그리고 더 불편하게 바꾸면,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방식이 나의 일부가 되어버렸다면, 나는 어디까지 나 자신인가?이 질문에서 ‘자아’와 ‘자기서사’가 만나기 시작한다.1. 인간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만든다인간은 단순히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이야기로 다시 구성하는 존재이기도 하다.어린 시절의 어떤 사건을 떠올리면서 우리는 말한다.“그때..
제1부. 나는 누구인가— 자아 · 정체성 · 의식 · 몸 ·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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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인간과 존재/1. 자아와 정체성
제1부. 나는 누구인가— 자아 · 정체성 · 의식 · 몸 · 타자앞의 기획에서 제1부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핵심 작품으로 《Persona》, 《The Double》, 《Black Swan》, 《Perfect Blue》, 《Serial Experiments Lain》, 《Ghost in the Shell》, 《Evangelion》, 《Undone》, 《Her》, 《Never Let Me Go》, 《The Vegetarian》 등이 제시되었고, 궁극적으로는 “‘나’라는 것은 정말 하나의 존재인가?”라는 질문으로 나아가도록 되어 있다.그런데 제1부를 실제로 시작하려면 작품들을 하나씩 소개하는 방식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나’라는 말 자..
“질문을 발생시키는 작품” 12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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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질문과 사유/7. 비판적 사고와 판단
1. 이번에는 목록 자체를 다시 설계하겠습니다이전 목록은 좋은 출발점이었지만, 다시 보니 두 가지 한계가 분명합니다. 첫째, 실제로는 100개가 아니라 중복을 포함해 107개였습니다. 둘째, 미국·서유럽·일본의 작품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고, 한국 현대사와 비서구권의 경험이 충분히 들어오지 않았습니다.그리고 더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이전 목록은 작품 하나하나가 흥미롭기는 하지만, “왜 이 작품이 이 연구 전체에서 필요한가”라는 계보가 완전히 설계되어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단순히 작품을 추가하지 않고 목록의 존재 이유 자체를 업그레이드하겠습니다.〈잔느 딜망〉은 일상의 반복과 가사노동, 젠더화된 시간을 통해 거대한 사회구조를 아주 작은 생활의 단위에서 보여준다. 〈기생충〉은 주거·계급·노..
1970~2000년대 : 소설과 시를 묶어서 해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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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문화와 장르/21. 문학과 서사
맞습니다. 이제 소설과 시를 따로 따라가면 오히려 우리가 찾고 있는 흐름이 끊깁니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한 단계 더 밀어붙이면, 소설과 시는 서로 다른 장르가 아니라 같은 역사적 변화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기록한 두 개의 센서처럼 볼 수 있습니다.특히 1970년대에서 1990년대로 넘어가면서 우리가 추적한 것은 결국 “인간의 좌표가 어떻게 변했고, 그 변화가 인간의 목소리를 어떻게 바꾸었는가”였으니까요.1. 이제 소설과 시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야 한다지금까지의 구도를 단순화하면 이렇습니다.소설 = 인간의 궤적시 = 인간의 목소리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왜냐하면 실제 문학에서는 둘이 끊임없이 서로를 보완하기 때문입니다.윤흥길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를 생각해봅시다.권씨에게 중요한 것은 단..
1990년대 시 : ‘우리’가 사라진 자리에서 무엇으로 자신을 확인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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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문화와 장르/21. 문학과 서사
좋습니다. 이제 1990년대 시로 넘어가겠습니다.그런데 여기서는 앞의 1970→1980년대와 똑같은 방식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1990년대는 단순히 “민중시가 약해지고 개인시가 강해졌다” 정도가 아닙니다. 실제 시를 따라가 보면 ‘우리’가 사라진 자리에서 인간이 무엇으로 자신을 확인하는가라는 훨씬 복잡한 문제가 나타납니다.이번에는 기형도 → 장정일 → 유하 → 최영미 → 함민복을 따라가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다시 구두 → 노동 → 우리 → 개인 → 소비 → 욕망 → 불안의 계보로 돌아오겠습니다.1. 1990년대는 언제 시작되는가먼저 연도부터 조금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우리가 흔히 1990년대를 1990~1999년으로 생각하지만, 사회사적으로는 1987년부터 1997년 외환위기까지를 ‘장기 1990..
1980년대: “노동자가 자기 목소리로 말하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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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문화와 장르/21. 문학과 서사
좋습니다. 이제 1970년대의 “민중을 발견하는 시”에서 1980년대의 “노동자가 자기 목소리로 말하는 시”로 넘어가겠습니다.이번에는 특히 박노해 → 박영근 → 김해화 → 백무산 → 김남주를 실제 작품의 짧은 구절을 따라가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앞서 만든 명제,자리 → 몸 → 언어 → 우리 → 주체가 1980년대에 어떻게 완전히 다른 단계로 넘어가는지 살펴보겠습니다.1. 1970년대의 마지막 질문먼저 1970년대와 1980년대를 단순히 연도로 나누면 안 됩니다.더 중요한 것은 화자의 위치가 달라졌다는 것입니다.1970년대 신경림과 김지하의 시에서는 민중이 문학의 중심으로 들어옵니다.그러나 연구에서도 지적하듯이 김지하와 신경림의 민중시는 각각 전달자·관찰자 화자의 성격이 강했고, 체험 주체인 민중 자신이 ..
1970년대 시 : 산업화에 의해 인간의 자리가 어떻게 바뀌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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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문화와 장르/21. 문학과 서사
좋습니다. 이번에는 작품을 작품명만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시의 언어를 따라가면서 1970년대가 어떻게 들리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다만 시는 저작권이 있는 현대 저작물이므로, 전문을 옮기지는 않고 각 작품에서 분석에 필요한 짧은 구절만 인용하겠습니다. 인용은 가능한 한 원문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대조해 사용하겠습니다.1. 소설에서 시로 이동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우리가 지금까지 소설을 통해 1970년대를 읽을 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인간의 위치였습니다.윤흥길의 권씨를 보았습니다.그는 어디에서 왔는가?어떻게 도시로 밀려났는가?왜 집을 잃었는가?왜 대학 졸업자였던 사람이 강도라는 위치까지 떨어졌는가?그리고 마지막에는 왜 사람이 아니라 아홉 켤레의 구두만 남았는가.소설은 이것을 시간과 공간의 이동으로 ..
1970년대의 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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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문화와 장르/21. 문학과 서사
그렇습니다. 소설에서 시로 넘어가면 1970년대라는 시대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들립니다.소설이 주로 “산업화된 사회에서 인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인물·사건·공간의 연쇄로 보여준다면, 시는 훨씬 직접적으로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이 무엇을 보고, 무엇에 분노하고, 무엇을 기억하고, 어떤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는가”를 보여줍니다.그리고 지금까지 우리가 만든 틀을 적용하면 시는 오히려 아주 중요한 빈칸을 채워줍니다.소설 = 인간의 좌표를 보여주는 서사적 지도시 = 그 좌표에 놓인 인간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음향 지도1970년대 시를 제대로 따라가면 농촌 → 도시 → 노동 → 국가권력 → 민중 → 여성 → 냉전 → 베트남 → 민주화 → ‘우리’라는 또 하나의 계보가 나타납니다.1. 먼저 1970년대 시..
1970년대 탄소문명과 인간의 사회적 좌표 ― 질문 10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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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문화와 장르/21. 문학과 서사
좋습니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보면 질문 100개를 단순히 1970년대 산업화·문학·석유로 나누는 것은 오히려 연구의 본질을 놓칩니다.현재 우리가 만든 핵심축은에너지 → 산업 → 사물 → 공간 → 제도 → 시간 → 관계 → 권력 → 저항 → 주체 → 미래입니다.따라서 100개의 질문도 이 좌표망을 따라 미시적인 사물에서 세계체제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인간에게 내려오는 방식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겠습니다.1970년대 탄소문명과 인간의 사회적 좌표 ― 질문 100선Ⅰ. 탄소문명은 무엇인가 — 출발점 1~10탄소문명이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가?왜 20세기 산업문명은 화석연료에 의존하게 되었는가?석탄문명에서 석유문명으로의 전환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가?석유는 단순한 에너지원인가, 아니면 문명 전체를 조직하는..
권력 이후 — 인간은 자신의 자리를 바꿀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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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문화와 장르/21. 문학과 서사
권력 이후 — 인간은 자신의 자리를 바꿀 수 있는가앞 장에서 우리는 권력에 도착했습니다.인간은 어디에 놓여 있는가?→ 누가 인간을 그곳에 놓는가?그런데 여기서 멈추면 인간은 지나치게 수동적인 존재가 됩니다.국가가 놓고, 자본이 놓고, 제도가 놓고, 가족이 놓고, 사회가 놓는다면 인간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그래서 다음 질문이 필요합니다.그 자리에 놓인 인간은 자신의 위치를 바꿀 수 있는가?이 질문에서 저항이 등장합니다.하지만 저항을 단순히 시위나 파업으로 좁혀서는 안 됩니다.말하는 것, 기록하는 것, 기억하는 것, 서로 연대하는 것, 다른 이름으로 자신을 부르는 것까지 모두 포함할 수 있습니다.1. 저항은 권력의 반대편에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저항은 권력이 있는 곳에서 발생합니다.1) 통제와 저항공..
한국사회에서 인간의 좌표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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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문화와 장르/21. 문학과 서사
권력 — 누가 인간의 자리를 정하는가앞에서 우리는 1970년대 한국문학을 사물 → 제도 → 공간 → 시간 → 관계 → 주체의 좌표로 확장해 왔습니다.그리고 마지막에 하나가 더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권력 — 누가 인간을 그 자리에 놓았는가?이 질문을 넣는 순간, 지금까지의 논의가 상당히 선명해집니다.권씨가 왜 문간방에 있는가.왜 그는 대학을 나왔음에도 가난해졌는가.왜 노동자는 공장에 묶이는가.왜 어떤 가족은 철거당하고 어떤 가족은 양옥집으로 들어가는가.왜 어떤 사람의 말은 기록되고 다른 사람의 말은 사라지는가.이것은 모두 단순한 개인의 운명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그 사람을 그 위치에 놓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1. 권력은 대통령만의 것이 아니다1970년대의 권력을 이야기할 때 흔히 가장 먼저 떠올..
1987년 이후 문학이 왜 다시 분화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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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문화와 장르/21. 문학과 서사
좋습니다. 이번에는 앞에서 멈춘 지점, 즉 1987년 이후 문학이 왜 다시 분화되었는가를 중심으로 가겠습니다.그리고 이번에는 문학만 보지 않고 광주 → 노동 → 1987 → 민주화 → 소비사회 → 세계화라는 사회적 좌표의 이동과 함께 보겠습니다. 이 렌즈를 쓰면 1980년대 문학은 사실상 1970년대 문학의 질문에 대한 하나의 응답이면서 동시에 1990년대 문학을 낳은 마지막 거대한 집단적 문학이었다는 것이 보입니다.1. 1980년대의 문학은 두 번 변한다우리가 앞에서 1980년대 문학을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했지만, 실제로는 두 번의 큰 전환이 있습니다.첫 번째는1970년대 → 1980년 전후입니다.그리고 두 번째는1987년 전후 → 1990년대입니다.이를 아주 간단하게 놓으면:1970년대: 고통의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