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철학 총서 제10권 『장르의 융합과 해체』
제9부 요르고스 란티모스 제4장 《더 페이버릿(The Favourite, 2018)》
② 권력철학― 궁정은 왜 하나의 거대한 연극이 되는가




사진 1. 《더 페이버릿》의 어안렌즈(fisheye)는 공간을 왜곡함으로써 권력 자체가 정상적인 질서가 아님을 시각화한다.
사진 2. 왕좌는 권력의 중심처럼 보이지만, 영화는 왕좌보다 왕을 둘러싼 관계망을 더 중요하게 보여준다.
사진 3. 베르사유 궁전의 거울의 방. 유럽 궁정은 권력이 연출되는 대표적 공간이었다.
사진 4. 노르베르트 엘리아스의 『궁정사회』. 절대왕정의 권력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고전이다.
Ⅰ. 질문 요약
란티모스는 왜 궁정을 선택했을까?
왕과 귀족을 보여주기 위해서일까?
아니다.
그에게 궁정은
인간 권력이 가장 농축된 공간이다.
궁정은 국가의 축소판이며,
동시에 인간 욕망의 실험실이다.
핵심 질문
권력은 왕좌에서 나오는가, 아니면 타인의 시선과 인정 속에서 만들어지는가?
Ⅱ. 궁정은 권력의 극장이다
노르베르트 엘리아스는 『궁정사회』에서 절대왕정을 단순한 정치체제가 아니라 행동과 감정이 끊임없이 관리되는 사회적 장(場)으로 분석했다.





궁정은
정치를 하는 곳이 아니다.
정치를
보여주는 곳이다.
모든 행동은
공연이다.
걷는 방식
↓
인사
↓
식사
↓
옷
↓
춤
↓
대화
↓
침묵
모두
권력이다.
엘리아스가 말했듯이,
궁정에서는 무력이 아니라 예절과 인정이 권력의 핵심 자원이 된다.
란티모스는 이 구조를 영화 전체의 리듬으로 만든다.
Ⅲ. 푸코의 미시권력
푸코는
권력은
명령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권력은
몸짓
↓
습관
↓
시선
↓
거리
↓
침묵
↓
일상
속에서
작동한다.
《더 페이버릿》에서는
총을 들지 않는다.
칼도 거의 없다.
그런데
권력은
더 잔인하다.
왜냐하면
사람을 죽이지 않고
관계를 바꾸기 때문이다.
사라는
여왕의 식습관을 통제한다.
애비게일은
여왕의 감정을 통제한다.
정치는
감정 관리가 된다.
Ⅳ. 부르디외의 상징권력






피에르 부르디외는
권력이 반드시 폭력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권력을
자연스럽다고 믿는다.
이를 그는
상징권력(Symbolic Power)
이라 불렀다.
영화에서
드레스는
권력이다.
가발도
권력이다.
말투도
권력이다.
심지어
침묵도
권력이다.
누가
여왕 가까이에 앉는가.
누가
문을 먼저 통과하는가.
누가
손을 먼저 내미는가.
이 모든 것이
정치다.
Ⅴ. 버틀러의 수행성
주디스 버틀러는
성별은
본질이 아니라
반복되는 수행이라고 설명했다.
란티모스는
이 논리를
권력으로 확장한다.
왕은
왕이기 때문에
왕이 아니다.
왕처럼
행동하기 때문에
왕이다.
애비게일도
귀족처럼
행동하는 순간
권력에
접근한다.
즉
권력은
소유가 아니라
수행이다.
Ⅵ. 궁정은 왜 게임이 되는가
영화를 보면
등장인물은
직접 싸우지 않는다.
대신
게임을 한다.
말을 아낀다.
표정을 숨긴다.
기다린다.
유혹한다.
배신한다.
게임이론으로 보면
궁정은
거대한 전략 공간이다.
정보 비대칭
↓
상대 관찰
↓
신뢰 형성
↓
배신 가능성
↓
새로운 균형
란티모스는
권력을
전쟁이 아니라
심리게임으로 재구성한다.
Ⅶ. 웃음은 왜 불편한가




영화는
계속 웃기다.
그러나
즐겁지 않다.
이것이
블랙코미디다.
웃음은
권력을 해체한다.
왕은
우스꽝스럽다.
귀족도
우습다.
전쟁조차
우습다.
란티모스는
웃음을 통해
권위의 신성을 제거한다.
Ⅷ. 어안렌즈의 철학
《더 페이버릿》을 대표하는 미학은
어안렌즈다.
왜
공간을
이렇게
구부리는가?
왜냐하면
권력은
현실을
왜곡하기 때문이다.
직선 복도는
곡선이 된다.
넓은 방은
감옥이 된다.
왕궁은
미로가 된다.
공간이
심리를
닮아간다.
Ⅸ. 《킬링 디어》와의 연결
| 《킬링 디어》 | 《더 페이버릿》 |
| 병원 | 궁정 |
| 죄 | 권력 |
| 희생 | 경쟁 |
| 가족 | 국가 |
| 운명 | 정치 |
| 비극 | 블랙코미디 |
란티모스는
장소만
바꾼 것이 아니다.
질문의
크기를
확장한다.
가족 안의 권력은
국가 안의 권력으로
이어진다.
Ⅹ. 장르 해체
전통적인 궁정영화는
왕조와 역사를 중심으로 한다.
그러나
《더 페이버릿》은
역사를 배경으로만 사용한다.
새로운 장르 구조는 다음과 같다.
역사극
↓
궁정영화
↓
블랙코미디
↓
심리극
↓
권력철학
↓
현대 정치우화
여기서
역사는
사실의 재현이 아니라
권력의 실험실이 된다.
XI. 제10권 핵심 명제와의 연결
제10권은
장르가
다른 장르와 만나며
새로운 언어가 된다는 것을 연구한다.
《더 페이버릿》은
그 대표적 사례다.
궁정영화는
역사를 설명하지 않는다.
권력을
철학적으로
사유하게 만든다.
즉,
장르는 시대를 묘사하는 형식이 아니라 인간 존재를 해석하는 사유의 구조로 진화한다.
XII. 소결론
《더 페이버릿》의 궁정은 화려한 왕실이 아니다.
그것은 권력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지되며, 무너지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실험실이다.
란티모스는 푸코의 미시권력, 엘리아스의 궁정사회, 부르디외의 상징권력, 버틀러의 수행성을 하나의 영화 안에서 결합한다.
그 결과 궁정영화는 더 이상 역사 재현 장르가 아니다.
권력이 인간의 몸짓과 욕망, 시선과 인정 속에서 끊임없이 생산되는 과정을 탐구하는 철학영화로 변모한다.
다음 절 예고
③ 영화미학 분석
― 왜 란티모스는 궁전을 거대한 미로처럼 촬영하는가
다음 절에서는 《더 페이버릿》의 시청각 언어를 집중 분석한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어안렌즈와 왜곡된 권력 공간
- 자연광과 촛불의 미학
- 바로크 회화와 화면 구성
- 복도와 계단의 상징성
- 의상과 권력의 시각화
- 동물(토끼·오리)의 은유
- 춤과 의례의 정치학
- 쿠브릭, 피터 그리너웨이, 스탠리 큐브릭과의 미학적 계보 비교
이를 통해 《더 페이버릿》가 어떻게 궁정영화를 시각적 권력철학으로 재창조했는지를 심층적으로 탐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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