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철학 총서 제10권 『장르의 융합과 해체』
제9부 요르고스 란티모스 제4장 《더 페이버릿(The Favourite, 2018)》
① 권력은 왜 욕망의 얼굴을 하는가






사진 1. 앤 여왕(올리비아 콜먼). 영화는 절대군주를 강력한 통치자가 아니라 상실과 결핍 속의 인간으로 재구성한다.
사진 2. 세 여성의 관계는 단순한 사랑이나 우정이 아니라 권력의 삼각구조를 형성한다.
사진 3. 광각과 어안렌즈(fisheye)는 궁정을 현실 공간이 아니라 뒤틀린 권력 공간으로 보이게 만든다.
사진 4. 실제 앤 여왕의 초상화.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이를 현대적 권력 우화로 재구성한다.
Ⅰ. 질문 요약
《더 페이버릿》은 역사영화인가?
궁정영화인가?
정치영화인가?
란티모스는 이러한 구분 자체를 무너뜨린다.
그가 던지는 질문은 단 하나이다.
"권력은 제도에서 나오는가, 아니면 인간의 결핍과 욕망 속에서 생성되는가?"
Ⅱ. 질문 분해
이번 장은 다음 여덟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① 권력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② 사랑은 정치가 될 수 있는가?
③ 궁정은 왜 하나의 극장인가?
④ 신체는 어떻게 권력이 되는가?
⑤ 여성 권력은 남성 권력과 다른가?
⑥ 친밀성은 왜 가장 강력한 정치기술인가?
⑦ 역사는 왜 반복적으로 권력을 연극처럼 재현하는가?
⑧ 궁정영화는 어떻게 철학영화가 되는가?
Ⅲ. 작품 개요
2018년 발표된 《더 페이버릿》은 18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주요 인물은 세 명이다.
- 앤 여왕 : 절대 권력을 가진 군주지만 심리적으로는 가장 불안정한 존재
- 사라 처칠 : 여왕의 오랜 친구이자 사실상의 정치 운영자
- 애비게일 힐 : 몰락한 귀족 출신으로 궁정에 들어와 권력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인물
표면적으로는 궁정 암투를 그리지만,
란티모스가 진짜 관심을 두는 것은
권력이 어떻게 인간관계 속에서 형성되는가이다.
Ⅳ. 역사극의 해체




일반적인 역사영화는
역사를 재현한다.
란티모스는
역사를 해체한다.
전통적인 궁정영화
왕
↓
정치
↓
전쟁
↓
국가
란티모스의 궁정영화
욕망
↓
질투
↓
친밀성
↓
권력
↓
국가
즉,
국가는
욕망의 결과다.
Ⅴ. 앤 여왕은 왜 가장 약한 권력자인가
흥미롭게도
영화에서 가장 높은 권력을 가진 사람은
가장 약하다.
앤은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외롭다.
사랑받기를 원한다.
상실을 견디지 못한다.
그녀가 토끼들을 기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화 속 17마리의 토끼는 역사적으로 앤 여왕이 잃은 아이들을 상징하는 장치로 널리 해석된다. 실제 앤은 여러 차례 임신과 출산을 겪었지만 성인까지 살아남은 자녀를 두지 못했다.
권력의 중심에는
권력이 아니라
상실이 있다.
Ⅵ. 권력은 사랑을 먹고 자란다
사라는
여왕을 사랑한다.
그러나
동시에
통치한다.
애비게일도
여왕을 사랑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권력을 원한다.
란티모스는
사랑과 권력을 분리하지 않는다.
그는 말한다.
가장 친밀한 관계가 가장 정치적인 관계가 될 수 있다.
Ⅶ. 푸코의 권력론





푸코에게
권력은
왕좌에만 있지 않다.
권력은
관계 속에서
흐른다.
《더 페이버릿》은
바로 이 점을 보여준다.
여왕이
권력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다.
사라
↓
애비게일
↓
시종
↓
귀족
↓
의회
↓
전쟁
모든 관계가
권력망을 만든다.
란티모스는
권력을
네트워크로 본다.
Ⅷ. 마키아벨리와 권력기술
마키아벨리는
군주는
사랑보다
두려움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페이버릿》에서는
두려움보다
애정이
권력을 결정한다.
누가
여왕 곁에 있는가.
누가
여왕의 신뢰를 얻는가.
그것이
정치를 결정한다.
란티모스는
마키아벨리를
심리학으로 확장한다.
Ⅸ. 주디스 버틀러
버틀러는
성별 역시
사회적 수행(performance)이라고 본다.
《더 페이버릿》은
남성과 여성의 권력을 단순히 뒤집지 않는다.
오히려
권력 자체가
하나의 연기임을 보여준다.
왕비,
귀부인,
하녀,
모두
역할을 수행한다.
Ⅹ. 한나 아렌트
아렌트는
권력은
사람들이 함께 행동할 때
생긴다고 말했다.
란티모스 역시
권력을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관계의 결과로 본다.
앤 여왕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사라도
애비게일도
혼자서는 권력을 유지하지 못한다.
XI. 《킬링 디어》에서 《더 페이버릿》로
란티모스의 철학은
놀라울 정도로 일관된다.
| 《킬링 디어》 | 《더 페이버릿》 |
| 죄 | 권력 |
| 책임 | 욕망 |
| 가족 | 궁정 |
| 희생 | 경쟁 |
| 운명 | 정치 |
두 영화 모두
질문은 같다.
인간은 왜 관계 속에서 자유롭지 못한가?
XII. 장르 융합 분석
《더 페이버릿》은 다음 장르들을 하나의 구조 안에 통합한다.
| 장르 | 역할 |
| 궁정영화 | 역사적 무대 |
| 정치영화 | 권력 구조 |
| 블랙코미디 | 권위 해체 |
| 심리극 | 욕망 분석 |
| 풍자영화 | 제도 비판 |
| 철학영화 | 권력 존재론 |
이 작품에서 궁정은 더 이상 화려한 배경이 아니다.
궁정은
인간 욕망을 증폭시키는 실험실이 된다.
XIII. 제10권 핵심 명제와의 연결
《더 페이버릿》은 궁정영화를 단순히 현대적으로 재현하지 않는다.
그것은
역사극
↓
권력철학
↓
심리극
↓
블랙코미디
↓
퀴어 정치학
↓
현대 우화
라는 새로운 장르 구조를 창조한다.
즉,
장르는 시대를 재현하는 형식이 아니라 권력을 사유하는 철학적 장치가 된다.
XIV. 소결론
《더 페이버릿》에서 란티모스는 《킬링 디어》의 "죄와 책임"을 넘어 "권력과 욕망"으로 관심을 이동시킨다.
그러나 그의 핵심 문제의식은 변하지 않는다.
- 인간은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
- 권력은 제도가 아니라 친밀성 속에서 작동한다.
- 욕망은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정치의 원동력이다.
이 작품은 역사영화를 해체하여 궁정을 인간 욕망과 권력의 현미경으로 바꾸어 놓는다.
다음 절 예고
② 《더 페이버릿》의 권력철학
― 궁정은 왜 하나의 거대한 연극인가
다음 절에서는 다음 주제를 심층 분석한다.
- 궁정과 극장의 관계
- 푸코의 미시권력
- 노르베르트 엘리아스의 『궁정사회』와의 비교
- 부르디외의 상징권력
- 버틀러의 수행성
- 웃음과 블랙코미디의 정치학
- 어안렌즈와 왜곡된 공간의 영화미학
- 란티모스가 궁정영화를 현대 권력철학으로 재창조하는 방식을 본격적으로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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