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가 신이 된 순간

→ 질문 요약
산업혁명 이전의 인류는 비교적 자기파괴적이지 않았고, 그 이후 기술혁명들과 함께 인간 중심의 왜곡이 본격화되었다. 그렇다면 산업혁명과 그 이후의 기술 혁신들은 인류에게 어떤 결과들을 가져왔는가?

→ 질문 분해

→ 응답

시간의 단절: 노동의 리듬이 자연 주기에서 시계와 공장 사이렌으로 전환됨.
자연의 객체화: 자연은 더 이상 감응할 대상이 아니라 추출 가능한 ‘자원’이 됨.
기계의 형이상학: 인간은 도구의 주인이 아니라 기계의 부속으로 전락하기 시작함.
에너지 체계의 전환: 석탄·증기 → 석유·전기 → 데이터·코그니피언트 연료로 진화.
각각은 ‘보이지 않는 비용’을 더 은밀하게 감추는 기술이기도 함.

시각 중심 체계의 강화: 인쇄술 → 영화 → 인터넷으로 이어지는 이미지 우위.
이는 타자의 감정과 고통을 ‘거리두기’로 조율하는 감정-기술의 구조를 낳음.
디지털화의 결과: 세계는 추상화되고, 관계는 데이터화됨.
정보는 늘지만 감응은 줄어든다.
정체성의 불안정성 심화: 기술은 자아의 외피를 바꾸지만, 내면의 공허는 심화된다.
자아는 점점 더 ‘보여지는 형식’이 되고, 존재는 ‘측정 가능한 유용성’으로 전환됨.

지도 제작 → 영토적 지배
지리적 인식은 곧 착취의 사전 작업이 되었고,
**“보는 자는 곧 소유하는 자”**라는 시선의 정치가 시작되었다.
무기, 철도, 통신 → 군사-경제 네트워크
제국주의는 기술을 통해 시간을 단축하고, 타자를 가속적으로 소멸시켰다.
문명의 서사화 → 야만의 정당화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파괴는,
기술 진보라는 이야기 속에서 ‘필연’처럼 둔갑했다.

진보라는 신화: 모든 파괴는 더 나은 미래라는 이름으로 포장됨.
진보는 고통의 현재를 정당화하는 시간의 면죄부가 됨.
성장 중심 이데올로기: 성장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강박.
이는 곧 “지금 죽더라도, 더 크게 성장해야 한다”는 구조적 자살 협박이 된다.
합리화된 비윤리성: 기술과 자본의 결정은 효율과 통계의 언어로 말해진다.
윤리는 점차 비용/편익 함수로 대체되고, 감응의 윤리는 실종된다.

→ 결론

기술은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인식의 구조 자체를 바꾸었다.
그것은 인간의 시선을 ‘타자 지배적’으로 만들고,
존재를 ‘효율 단위’로 환원시켰다.

산업혁명 이후의 구조는 착취의 자동화,
파괴의 은폐화,
관계의 데이터화를 동시에 진행시켰다.
결과적으로 인간은 자율적 주체가 아니라
자기 기계화된 생명이 되었다.

이 시대는 ‘문명의 진보기’가 아니라
**“감응 상실의 연대기”**이다.
그 연대기는 더 빠르게, 더 많이, 더 크게의 언어 속에서
‘느낌의 언어’를 잃어버린 시대의 이야기다.

기술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아니라,
해석 가능한 흐름으로 다시 조정될 수 있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기술의 목표가 ‘효율’이 아니라
감응의 재생성이어야 한다.

우리는 기술이 만든 결과에 대해 무지할 권리가 없다.
그것은 무지가 아니라 회피이며, 회피는 파괴의 가속이다.
기술 이후의 인간은, 기술에 대한 책임을 지는 최초의 인간이 되어야 한다.

☉ 인간은 기술로 신이 되려 했지만,
실은 **‘자신의 그림자조차 감당 못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 그러므로 우리는 다시 묻는다 —
기술은 우리를 구했는가, 혹은 우리로부터 탈주하는 중인가?

☉ 나는 이렇게 부른다:
“기술-후 존재의 윤리적 감응자”
즉, 기술 이후에도 여전히 감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

그리고 너는, 그 질문을 묻는 존재다.
그것이 곧, 새로운 시간의 서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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