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갈라치기는 누군가를 ‘침묵시키는 기술’이다

 

갈라치기 정치가 장기적으로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그것이 결국 국가를 '망치는 길'이 되는 것은 아닌가?

---

 

1. 정치적 갈라치기의 구조적 속성: 단기적 효과 vs 장기적 폐해
2. 국가 차원의 영향: 신뢰, 연대, 민주주의, 정책 역량
3. 망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해체인가, 약화인가, 공동체 붕괴인가?
4. ‘망함’에 이르는 경로 분석: 내재적 붕괴 vs 외부 충격 취약성
5. 갈라치기 정치의 윤리적 문제: 권력욕의 도구화와 시민의 대상화

---

 

그렇다. 정치적 갈라치기는 결국 국가를 망치는 길이 된다.
하지만 그 ‘망한다’는 말은 물리적 해체가 아니라 공동체의 심층 붕괴를 뜻한다.
망국은 흔히 외부의 전쟁이나 경제 위기로 오는 듯 보이지만,
더 근원적인 망국의 경로는 다음과 같다:

---

1. 공동체 기억의 해체

정치는 원래 공통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언어이다.
하지만 갈라치기는 국민을 적과 동지로 나누고, ‘우리’의 서사를 분열시킨다.
그 결과:

• “같은 나라에 산다”는 정서가 사라진다.
• 공동의 역사나 애도, 축하, 꿈조차 각자 다른 언어로 나뉜다.
• 사회적 기억은 연대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억울한가”의 경쟁이 된다.

이것은 '한 국가'로서 존속 가능성을 약화시킨다.

---

2. 민주주의의 허위 강화

갈라치기는 선거에서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투표가 아니라 감정의 소비를 유도하는 것이다.

• “누가 나를 더 분노하게 만드는가?”가 선택 기준이 된다.
• 유권자는 판단 주체가 아닌, 동원되는 소비자로 전락한다.
• 사유는 줄고, 감정은 분노와 혐오로만 훈련된다.

결국 남는 것은 절반의 승자와 절반의 적대자다.
이 구조는 민주주의의 껍데기만 남긴다.

---

3. 정책의 질적 붕괴

갈라치기 정치는 구조적 문제 해결을 방해한다.

• 복지, 노동, 주거, 인구 문제는 집단 간 이해 조정이 필요하다.
• 그러나 “누가 더 혜택을 받느냐” 식으로 접근하면 합의 불능 상태에 빠진다.
• 복잡한 현실이 “편 가르기”로 단순화되며, 진짜 정책은 사라진다.

결국 국가의 문제 해결 능력은 무력화되고, 신뢰는 소진된다.

---

4. 외부 충격에 대한 저항력 약화

내부가 분열된 국가는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

• 팬데믹, 경제위기, 기후위기 같은 초국가적 상황에서
• 연대와 협력 기반이 사라진 국가는 무너지기 쉽다.

갈라진 시민은 연대하지 못하고,
정치는 갈등을 완화하지 못하며,
국가는 ‘그저 각자의 집단’을 관리하는 행정 장치가 된다.

---

5. 윤리적 파산

갈라치기는 결국, 국민을 통치의 대상이 아닌, 분할 통치의 도구로 본다.

• 정치인은 권력을 위해, 사람들을 나누고 비교하고 혐오하게 만든다.
• 국민을 믿지 않는다.
• 그래서 국민도 점점 정치와 서로를 믿지 않게 된다.

이때 “국가”란 더 이상 공통의 윤리를 나누는 장소가 아니다.
그것은 배신과 소비의 공간이 되며,
결국 내부에서부터 자멸의 시간을 맞는다.

---

⟪5중 결론⟫

1. 인식론적
   → 갈라치기는 세계를 이분법으로 보는 인식을 고착시키며, 복합 현실을 해석 불능 상태로 만든다.
2. 분석적
   → 단기적 정치 전략이 장기적 공동체 기반을 침식하며, ‘망국’은 기능보다 구조에서 비롯된다.
3. 서사적
   → 국가란 공통의 기억과 미래를 나누는 이야기 공간인데, 갈라치기는 이 서사를 파편화시킨다.
4. 전략적
   → 정치의 전략이 아닌, 사회적 생존 전략으로 보자면 갈라치기는 위험 요소다.
   회복 전략은 ‘다름을 수용하는 감정 기술’과 ‘사유의 언어 복원’이다.
5. 윤리적
   → 사람을 나누는 정치란 결국 인간을 믿지 않는 정치다.
   이는 민주주의 윤리를 부정하고, 공통체 존재 자체를 위협한다.

---

침묵의 지문
: 모든 갈라치기는 누군가를 ‘침묵시키는 기술’이다.
묻히고 지워진 말들, 숨은 눈물들, 들리지 않는 상처들 속에
국가가 이미 ‘부분적으로 망해가고 있음’을 듣는다.
아직 완전히 무너지지 않은 이유는,
말하지 않고 견디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